주흘산 부봉 주흘산 부봉 솔길 남현태 문경새재 조곡 골 바라보며 걸어가는 암릉길 바위에 뿌리박고 비스듬히 기댄 체 오가는 꾼들 발길에 치이어 낡고 헤진 몸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노송 쫓기는 마음 붙들고 한탄한다 로프 타고 오른 바위 봉우리 두루뭉술한 정상석 곁에 차가운 청석 깔고 덩그러니 누운 외로운 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8.04
별바위 가는 길 별바위 가는 길 솔길 남현태 동녘 하늘 맞다은 먼 산꼭대기 쓸쓸한 별바위 그림자 잔잔한 수면에 품은 주산지 전속모델 왕버들 시린 물에 반신욕 즐기다 모여든 렌즈 속에 연두색 고운 혼 토하며 물안개 날개 위에 몸 비틀어 우아한 자태 면경에 드리운다 덩굴에 칭칭 감긴 체 버둥대며 앙탈 부리는 나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8.04
청량산을 걸으며 청량산을 걸으며 솔길 남현태 거친 암봉의 웅장함이 하늘을 받치고 수천 년 아득한 세월 회상하며 고요한 청량 정사 지킨다 크고 작은 암봉들 병풍처럼 솟아 낙목한풍 가려주니 아늑한 청량사 경내 부처님 자비 가득 넘친다 연적봉 탁필봉 나란히 능선 위 거닐고 김생 굴 바위 아래 총명 수 마시며 십 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28
꽃밭 등 추억 꽃밭 등 추억 솔길 남현태 내연산 6봉 종주 초행길 무더위 지친 안갯속 꽃밭 등 젊은 산꾼 세 쌍 아저씨 소주 한잔하고 가세요 바람처럼 지나는 등 뒤 아저씨~ 또 합창 소리 들린다 가던 걸음 돌리니 종이 컵 곱빼기 소주 한잔 상추 깻잎 삼겹살 쌈 싼 아주머니 입안 가득 정성껏 넣어 주는 그 맛 기분 취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25
감자 감자 솔길 남현태 무더운 여름 정골 밭 대수술 받은 아버지 어머니와 호미로 감자 캐시고 열네 살 어린 아들 먼 꼬부랑길 혼자 지게 지고 감자 나른다 어두운 저녁 보막이 냇가 등목 씻기다 고개 돌려 흐느끼는 어머니 등어리 부풀어 이 모양 되도록 지게질한 어린것 안쓰러워 흐르는 모정 몸서리치도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23
쟁기 쟁기 솔길 남현태 가볍고 질겨 습기에 강한 오래 묵은 떡 버들 톱으로 베어다 자귀로 다듬고 끌 머리 두들기며 목수 아저씨 솜씨 부린다 성에 만들어 술 구멍에 끼우고 한마루 삼각으로 맞추어 날카로운 무쇠 신 보습 신기니 훌치라 부르는 명품 농기구 쟁기 태어난다 한 마리 외로운 호리쟁기 두 마리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20
무게와 전쟁 무게와 전쟁 솔길 남현태 지난 세월 헐렁하던 껍질 허리춤 팽팽해진 유월 어느 날 저울 고장 났나? 수월케 지켜온 표준 체중 오십 년의 삶 나잇살 찌꺼기 쌓여 한순간 비만에 무너진다 산행길 떨어진 체력 숨 가쁨 알리니 다잡아야 할 때가 온 것일 뿐 자신에 선전포고 비지땀 뽑아 뱃살 저격 무게 원상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20
보현산 상고대 보현산 상고대 솔길 남현태 금성 비봉 찾아가는 길 팔공의 이마가 백발이 되었네 아뿔싸 저 눈꽃 고개 돌리니 하얀 모자 눌러쓰고 돌아오라 손짓하는 보현산 다져진 빙판길 따라 급한 마음 잠시 길가에 멈추고 들어가는 하얀 설국 수정 얼음 꽃 환상의 열병식 속으로 마눌도 싱글벙글 따라온다 나무 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20
가산산성 가산산성 솔길 남현태 옅은 안개 찌푸린 팔공능선 끝자락 촉촉한 겨울 낙엽 길 따라 올망졸망 바위 고개 타고 넘으니 가산 봉우리 어렴풋이 고개 들어 반긴다 여럿이 둘러앉을 아늑한 바위 동굴 쪼개진 틈 사이로 걷다 보면 길 막고 심술부리는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굴 기어 통과하라 시네 깎아지른 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13
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이 약손이다 솔길 남현태 주린 배 달래려 풋과일 찔래 꺾어 먹다 토사곽란에 아랫배 움켜잡고 동동 구르며 울던 날 할머니는 아픈배 주무르며 내 손이 약손이고 니 배는 똥배다 열심히 주문 외시고 어머니는 고무신 끌고 장터 마을 약국에 까스명수 손에 들고 언덕 너머 논둑길로 넘어질 듯 오신.. ♥ 오솔길 문학방 ♥/솔길 구시렁시 2009.07.13